지난달 저희 번역팀에 조금 버거운 프로젝트가 들어왔습니다. 국내 한 산업기계 제조사로부터 신규 장비 기술 매뉴얼 300페이지를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해 달라는 의뢰였습니다. 납기는 2주. 일반적인 워크플로우였다면 번역가 3명을 투입해서 3주 이상 걸렸을 작업량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저희는 8일 만에 납품을 마쳤고 클라이언트로부터 "품질이 훌륭하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단, 그 과정에서 워크플로우를 상당히 바꿨고, 그중 핵심 도구가 TransFlash(transflash.app)였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광고가 아니며, 여러분이 비슷한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참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씁니다.
프로젝트 개요
- 클라이언트: 국내 산업용 기계 제조사 (사명 비공개)
- 문서: 신규 생산 설비 기술 매뉴얼
- 분량: 300페이지(.docx), 약 95,000 단어
- 언어: 영어 → 한국어
- 특성: 고도의 전문 용어, 부품 번호 수백 개, 다이어그램 캡션, 표 형식 사양서 다수
- 납기: 2주 (실제 소요: 8일)
- 투입 인원: PM 1명(본인), 시니어 에디터 2명
왜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는가
저희가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워크플로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파일을 Trados 또는 memoQ 같은 CAT 툴에 업로드
- 번역가 3명이 구간을 나눠 수작업 번역
- 용어 불일치와 문체 편차를 교정하기 위한 1차 내부 검수
- 클라이언트 피드백 반영을 위한 2차 검수
- 포맷 복구(Word 레이아웃은 CAT 툴에서 종종 깨집니다) 및 QA
이 방식의 병목은 단순합니다. 번역가가 처음부터 한 문장씩 타이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숙련된 번역가라도 하루 평균 2,500~3,000 단어 수준이니 95,000 단어는 간단히 계산해도 한 명 기준 약 35일, 세 명으로 나눠도 순수 번역 시간만 12일. 여기에 용어 통일, 검수, 포맷 조정을 더하면 3주가 기본입니다.
TransFlash를 도입하게 된 계기
이번 프로젝트를 받고 같은 팀의 김 선배가 "TransFlash 써봤어요? 독일 지사에서 기술 문서 번역할 때 쓰는 걸 봤는데, 포맷이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더라고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전에 이름을 들은 적은 있지만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한 적은 없어서, 이번 의뢰를 기회 삼아 제대로 테스트해 보기로 했습니다.
테스트 첫날에 20페이지짜리 샘플로 확인한 결과:
- 업로드 후 AI 초벌 번역까지 약 3분
- 표, 헤더, 폰트, 부품 번호가 거의 손상 없이 유지됨
- 좌우 대조 뷰에서 즉시 원문과 비교하며 수정 가능
- 회사 내부 용어집을 업로드하면 프로젝트 전체에서 일관된 번역 적용
샘플 결과를 본 순간 "이걸로 가자"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실제 적용한 워크플로우
1단계: 초벌 번역 — TransFlash AI
300페이지 파일을 업로드하고 소스(영어)/타겟(한국어)을 지정하니 TransFlash가 자동으로 20페이지 단위 chunk로 분할해 병렬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전체 초벌 번역이 완료되기까지 약 45분. 95,000 단어를 45분에 1차 번역본을 얻은 셈입니다. 기존 방식이었다면 이 단계에만 수일이 걸립니다.
2단계: AI 일관성 검토 및 용어 통일
초벌 번역본을 읽어보니 언어 품질 자체는 괜찮았지만, 같은 용어가 다른 단락에서 미묘하게 다르게 번역된 경우들이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shaft assembly"가 어떤 곳에서는 "축 조립품", 다른 곳에서는 "샤프트 어셈블리"로 번역되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별도의 AI 검토 도구(GPT 기반 내부 스크립트)와 TransFlash의 용어집 기능을 병행해 처리했습니다. 클라이언트가 제공한 500여 개 전문 용어를 용어집에 업로드한 뒤 전체 재번역을 돌리자, 용어 일관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습니다. 이 과정에 하루가 걸렸습니다.
3단계: 시니어 에디터 검수
시니어 에디터 2명이 좌우 대조 뷰에서 한 문장씩 읽으며 부자연스러운 표현을 교정했습니다. 처음부터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AI 번역본을 검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속도가 기존 번역 작업보다 약 3배 빨랐습니다. 두 명이 병렬로 작업해 이 단계는 4일에 완료되었습니다.
4단계: 최종 QA 및 포맷 확인
Word 파일로 다운로드한 번역본을 클라이언트 요구사항에 맞춰 최종 점검했습니다. TransFlash가 포맷을 거의 완벽하게 유지해 준 덕에 별도의 레이아웃 복구 작업은 사실상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이 단계는 반나절.
결과
- 총 소요 시간: 8일 (기존 방식 예상 21일 대비 약 62% 단축)
- 투입 인력: 3명 → 3명 유지 (번역가 3명 대신 PM 1 + 에디터 2로 구성)
- 클라이언트 피드백: "용어 일관성이 뛰어나고 기술 문서의 정확도가 높다"는 평
- 후속: 같은 클라이언트로부터 매뉴얼 2종(약 500페이지) 추가 의뢰 확정
왜 이렇게 줄어들었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AI가 마법을 부려서"가 아닙니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유는 단순합니다.
- 번역 vs 검수는 속도가 3배 차이: 처음부터 타이핑하는 것과 이미 있는 번역을 다듬는 것의 노동량이 다릅니다
- 포맷 복구 작업이 사라짐: 기존에는 CAT 툴에서 export한 Word 파일의 레이아웃을 손으로 고치는 데만 하루 이상 걸렸습니다
- 용어집 자동 적용: 500개 용어를 한 번 등록하고 전체 문서에 일괄 적용되어, 내부 검수 과정에서 "용어 통일" 항목에 드는 시간이 대폭 감소
- AI 중복 검토: TransFlash 외에 별도 GPT 스크립트로 일관성 재검토를 돌린 것이 품질 안정화에 크게 기여
아쉬웠던 점
객관적으로 말씀드리면 완벽하지는 않았습니다.
- 긴 파일 청크 처리: 300페이지 파일이 자동으로 15개 chunk로 나뉘어 번역됩니다. 동시 처리라 속도는 빠르지만, 처음 쓰시는 분이라면 "한 번 클릭하면 전체가 번역되는 것"을 기대하다 각 chunk를 확인해야 해서 약간 당황할 수 있습니다
- 창의적 표현 영역의 한계: 기술 매뉴얼이라는 특성상 이번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마케팅 카피나 문학 번역처럼 관용 표현이나 창의적 뉘앙스가 중요한 문서는 AI 번역의 한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에디터의 손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 모바일에서 편집 작업은 불가: 좌우 대조 뷰 특성상 화면 폭이 필요합니다. 사실 긴 문서를 휴대폰으로 편집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저희에게는 문제가 아니었지만, 데스크톱 기반 워크플로우라는 점은 알아두시는 게 좋습니다
- 무료 플랜은 월 5개 파일로 제한: 테스트에는 충분하지만 실제 업무용이라면 Pro 플랜이 필수입니다. 번역회사 기준에서는 비용 대비 효과가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다른 도구와의 비교(사용 경험 기준)
| 항목 | Trados / memoQ | DeepL | TransFlash |
|---|---|---|---|
| Word 포맷 유지 | 자주 손상 | 부분 유지 | 거의 완벽 |
| 좌우 대조 뷰 | 있음 | 제한적 | 있음 |
| 용어집 | 강력함 | 제한적 | 간단/빠름 |
| 대용량 파일(300p+) | 설정 필요 | 분할 필요 | 자동 chunk |
| 설치 | PC 클라이언트 | 웹 + 앱 | 웹 전용 |
| 가격 | 고가(전문가용) | 중간 | 합리적 |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Trados와 memoQ는 여전히 전문 번역 업계의 표준이며 고급 기능(TM, QA 체크 등)에서는 더 강력합니다. TransFlash는 "워크플로우를 가볍게 만들기"에 초점을 둔 도구이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저희의 요구에 딱 맞았습니다.
어떤 분께 권하는가
- 중견·소규모 번역 회사 — 대용량 매뉴얼, 기술 문서를 정기적으로 처리
- 기업 내부 번역 담당자 — 계약서, 보고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자주 번역하는 분
- 프리랜서 번역가 — 큰 프로젝트를 빠르게 처리해 단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싶은 분
- 학술·연구 분야 — 포맷이 중요한 논문이나 학회 자료 번역
권하지 않는 경우
- 문학, 시, 광고 카피처럼 창의적 번역이 본질인 작업 — AI 초벌의 장점을 살리기 어려움
- 기밀 등급이 높은 보안 문서 — 클라우드 기반이므로 내부 정책상 업로드 불가인 경우가 있을 수 있음. 반드시 개인정보 처리 방침 및 NDA 검토 필요
- 인간 번역가의 감수가 법적으로 필수인 의학·법률 공증 문서 — TransFlash에도 "전문가 의뢰" 서비스가 있으나, 법적 요건이 있는 경우는 해당 분야 전문가를 별도 확보하는 것을 권장
자주 묻는 질문
TransFlash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나요?
네. 무료 플랜은 월 5개 파일까지 지원하며, 첫 파일은 회원가입 없이 바로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업무용으로 매일 여러 파일을 처리한다면 Pro 요금제를 권장합니다.
어떤 파일 형식을 지원하나요?
현재 .docx(Word)와 .pptx(PowerPoint)를 지원합니다. 다른 형식은 로드맵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몇 개의 언어를 지원하나요?
100개 이상의 언어 —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이 포함됩니다.
기술 매뉴얼처럼 전문 용어가 많은 문서도 번역할 수 있나요?
용어집(glossary) 기능을 활용하면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동일한 전문 용어가 일관되게 번역됩니다. AI 초벌 번역 후 전문 에디터가 검수하는 방식으로 품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업로드한 문서가 서버에 저장되나요?
일반 AI 번역 워크플로우에서는 장기 저장되지 않습니다. 세션 동안 서버에 약 2시간 임시 보관된 후 자동 삭제되며, 문서 내용은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되지 않습니다. 프로젝트를 다시 열고 싶다면 .tao 파일로 로컬에 직접 저장할 수 있습니다. 단, '전문가 번역 의뢰' 플로우에서는 번역가가 작업해야 하므로 파일이 보관됩니다.
전문 번역가에게 맡길 수 있는 서비스도 있나요?
네. "전문가 번역 의뢰" 기능을 통해 파일을 업로드하고 Standard, Specialized, Express 요금제 중에서 선택하면 실제 번역가가 작업을 진행합니다.
마무리
번역 업계에서 AI는 이제 "쓸지 말지"가 아니라 "어떻게 워크플로우에 통합할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300페이지 매뉴얼 프로젝트에서 저희는 TransFlash를 초벌 번역 엔진으로, 별도 AI 도구를 일관성 검토에, 그리고 시니어 에디터를 최종 품질 담당으로 배치해서 기존 대비 약 62%의 시간 단축을 달성했습니다. 그 결과 클라이언트에게는 빠른 납품, 저희에게는 같은 기간에 더 많은 프로젝트를 수주할 여력이 생겼습니다.
TransFlash가 완벽한 도구라고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번역회사의 대용량 기술 문서 처리 워크플로우를 재설계하고 싶다면 한 번쯤 시험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transflash.app에서 무료로 5개 파일까지 체험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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